Representation

사법심사와 여론 간 관계를 설명하는 네 가지 모델은 복잡한 정보가 없었기에 정보처리가 수월했다. 반면에 입장을 분류하는 1문단과 2문단은 정보 측면에서 가장 예리한 구성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에 11번은 문제풀이의 문턱이 다른 문제에 비해 높다고 생각한다.

1문단은 사법심사의 옹호론과 반대론를 각각 제시한 뒤 2문단에서는 로버트 달의 표상을 끌어와 또 다른 논의영역을 설정한다. 쟁점의 해상도가 낮아 보이는 이유는 서술의 모호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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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심사는 다수주의의 예외로 간주되기도 한다.

첫 번째 쟁점은 사법심사에 대한 옹호와 반대 입장이다. 전자는 사법심사의 긍정적 기능에, 후자는 부정적 기능에 주목한다. 반대론자들은 민주적 절차로 승인된 의회나 행정부 구성원과 달리 사법심사의 주체가 임명직이라는 점을 우려한다. 따라서 옹호론, 즉 반다수주의자들은 사법심사권자를 선거로 뽑는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할 것이다. 소수/다수 범주에서 보자면 옹호론과 반대론이 각각 이에 대응한다. 옹호론은 소수의 보호를 중시하기에 보호를 위해서 입법 활동은 대중의 여론을 그대로 반영할지라도 사법심사는 그렇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쟁점을 다루는 두 입장은 모두 사법심사의 정치적 독립성을 전제한다. 이 전제에 반문을 가하는 자가 바로 로버트 달이다. 즉, 두 번째 쟁점은 첫 번째 쟁점과 무관하다. 이 새로운 논의영역은 사법심사가 기존의 논의와 달리 다수주의적 난제에 직면한다는 내용을 갖는다. 의회 결정 무효화가 부당하다고 보는 사람은 다수주의자이며, 이는 기존의 논의에 포함되므로 사법심사는 여전히 반다수주의적 난제를 떠안았다고 볼 것이다.

1문단과 2문단이 입장의 분류에 관한 것이라면 이제부터 새로운 서사가 설정된다. 사법심사 결과가 여론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네 가지 이론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1. 긍정적 반응 모델: 대중들은 대체로 연방대법원의 전문성을 믿는다. 따라서 연방대법원 결정 이후 기존에 반대 의견을 가졌던 사람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의견을 변경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2. 반발 모델: 연방대법원 결정 직후 초기에는 해당 결정에 대해 불복하는 반대자들이 나타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결정이 자신과 특별한 이해관계가 없다면 결국 긍정적 반응 모델의 예측을 따라가게 된다.
  3. 양극화 모델: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사안들은 연방대법원의 사법심사를 계기로 찬반 여론이 세력화된다. 즉, 사법심사는 여론 강도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
  4. 무반응 모델: 사법심사 결정 전과 후에 여론 지형도에 변화가 없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대체로 이러한 경향은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있었거나 대중의 관심도가 낮았던 특정 사안이기 때문이다.

특히, 글쓴이는 긍정적 반응 모델과 무반응 모델이 설명력이 대체로 높다는 긍정 평가를 덧붙였다. 이는 12번 문항의 ②번 선지 판단을 흐릿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Filtering

  • 10번 문항
    • ③: 긍정적 반응 모델과 반발 모델은 모두 연방대법원 결정에 반대하는 이들도 결국 그 결정에 따른다는 예측을 내놓는다.
  • 11번 문항
    • ③: 소수의 보호를 중시하는 옹호론은 ①과 비슷한 맥락으로 대중의 여론을 그대로 반영하는 주장에 반대할 것이다.
  • 12번 문항
    • ②: 반발 모델에 따르면 연방대법원 결정 직후에는 그 결정에 불복하는 반대 의견이 증가해야 한다. 그러나 (가)의 경우는 그렇지 않으므로 반발 모델의 설명력은 약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