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resentation
정보 복잡성 측면을 보자면 24 한비자 제시문보다 덜 복잡하다. 제시문의 내용보다는 선지 구성이 더욱 눈길을 끌었는데 특히 7번은 이중부정 구문과 '~보다'와 같은 비교 표현을 인위적으로 구성하여 혼동을 유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개화 개념은 국가의 주권과 국가의 진보에 대한 변화를 내포한다. 시간에 따라 주체 개념은 왕, 개인 그리고 구성원 전체로 변하게 된다. 시간적 서술이 나타날 때 정보 수집 측면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개념에 대한 질적 변화와 양적 변화를 잡아내는 것이다. 가령 반서양 태도는 개항 이후에도 지속되었지만 그 부정적 인식은 점차 줄어들었다. 또한 주체가 왕이어야 한다는 인식은 갑신정변 이후에 사라졌다.
한편 근대 과학 문명에 대한 인식 비교는 곧 (가)와 (나) 간 비교이다. 두 제시문 모두 물질적 측면과 정신적 측면은 나누고 있다. 박은식(㉠)은 유학의 재구성을 통해 정신적 측면을 구성한 반면, (나)의 천두슈는 과학 절대주의를 주장한다. 논리적 공간이 한 번 더 나뉘는 분기점은 장쥔마이의 표상에 의거한다. 그는 박은식과 유사하게 인생관에 과학 만능주의가 들어올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출제 측면에서 이 제시문을 분석하자면 통시적인 서술에서 개념의 변화를 잡아내는 것이 하나의 프레임을 구성하고 있다. 다른 프레임은 한국과 중국의 근대 과학 문명에 대한 인식을 분류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Filtering
- 4번 문항
- ④: 필요조건을 나타내는 구문에 주목하자. 선후관계가 뒤바뀌었다.
- 5번 문항
- ⑤: 국가의 주권을 내포하는 개화 개념이 이미 정립된 이후이다.
- 6번 문항
- ③: 장쥔마이는 천두슈와 마찬가지로 과학적 방법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정신적 측면에 대해서 중국 전통 가치관을 수호할 뿐이다.
- 7번 문항: 선지 구성 측면에서 이중부정 구문에 예리함을 발휘해야 한다.
- ②: "철학이 과학적 방법에 근거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반대하는 입장이다"는 이중부정으로서 이는 철학이 과학적 방법에 근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8번 문항: 날카로움을 찾아볼 수 없는 <보기>는 오답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 ①: <보기>는 제시문(가) 속 상황과 달리 반서양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마을 사람들은 정책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반서양 감정 억제 취지를 가진 한성순보 발간과 기술의 진보를 목적으로 미래상을 홍보하는 것은 그 목적이 구별된다. 출제자 입장에서 보자면 인지의 발달과 퐁속의 진보가 다르다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즉, 한성순보는 인지의 발달과 풍속의 진보를 모두 목표로 하지만 미래상 홍보는 풍속의 진보만을 목표로 삼고 있다.